첫 고양이를 고를 때는 품종의 외모보다 내 생활환경, 알레르기, 털 관리에 쓸 시간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실패가 적다. 품종마다 활동량과 성향이 다르고, 페르시안의 신장질환이나 스코티시폴드의 관절질환처럼 알아둬야 할 유전병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디서 데려오든 부모묘 정보와 건강검진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예쁜 외모를 보는 것보다 중요하다.

첫 고양이를 품종 사진부터 고르는 경우가 많지만, 순서를 바꾸는 편이 안전하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고양이가 아니라 나의 생활이다. 집이 좁고 혼자 두는 시간이 긴지, 가족 중 알레르기가 있는지, 매일 털 관리에 시간을 낼 수 있는지가 품종 선택의 전제를 만든다.
세 가지만 미리 확인해도 입양 후 후회가 크게 준다. 활동량, 알레르기, 그리고 털 관리에 쓸 시간이다.

Gustavo Fring
가족 중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 점검이 가장 먼저다. 결론부터 말하면 100% 저알레르기 고양이는 없다. 알레르기의 주범은 털 자체가 아니라 침과 피부에서 나오는 Fel d 1이라는 단백질인데, 모든 고양이가 이 단백질을 만든다.
러시안블루나 시베리안처럼 상대적으로 Fel d 1을 적게 만드는 품종은 있지만, 적다는 것이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품종, 심지어 한배에서 태어난 새끼들 사이에서도 양이 크게 다르다. 그러니 '저알레르기'라는 말만 믿고 입양하기보다, 입양 전 고양이와 직접 시간을 보내며 반응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장모종은 속털과 겉털이 모두 길어 서로 엉키기 쉽다. 반려동물 정보 매체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장모종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빗질이 필요하고, 방치하면 털이 뭉쳐 피부병으로 이어진다. 바쁜 1인 가구라면 이 시간 비용을 솔직하게 계산해봐야 한다.
반대로 단모종은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간다. 다만 스코티시폴드처럼 단모여도 속털이 빽빽한 품종은 자주 빗질해줘야 한다.
품종의 성격은 개체차가 크지만, 평균적인 경향과 미리 알아둘 유전병을 정리하면 후보를 좁히기 쉽다.
| 품종 | 평균 성향 | 털·관리 | 알아둘 점 |
|---|---|---|---|
| 코리안숏헤어 | 적응력 좋고 건강한 편 | 단모, 관리 쉬움 | 국내에서 가장 흔하고 입양처 많음 |
| 러시안블루 | 조용하고 내성적 | 단모 | Fel d 1 비교적 적음(무알레르기는 아님) |
| 샴 | 활동적이고 발성 많음 | 단모 | 혼자 두는 시간 길면 스트레스 |
| 페르시안 | 차분한 실내형 | 장모, 손 많이 감 | 다낭성 신장질환·눈물·호흡 관리 |
| 스코티시폴드 | 온순 | 단모여도 자주 빗질 | 골연골이형성증 위험, 접힌 귀 유전 |
| 메인쿤 | 대형, 온순한 개냥이 | 장모 | 비대성 심근증 정기 검진 |
품종을 좁혔다면 마지막은 어디서, 어떻게 데려오느냐다. 펫숍이든 가정 분양이든 보호소든, 예쁜 외모보다 건강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부모묘 정보, 예방접종과 구충 기록, 그리고 품종 특이 유전병에 대한 검사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 페르시안 계열이라면 1세 이후 신장 초음파, 메인쿤이라면 심장 초음파 결과가 있는지, 스코티시폴드라면 관절 상태를 확인했는지가 그렇다. 유전자 검사는 구강 세포를 채취하는 키트로도 가능하다.
설명이 외모와 '성격 좋아요'에만 머물고 건강 기록을 내놓지 못하는 곳이라면, 한 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고양이는 길게는 20년을 함께하는 가족이고, 그 시작은 외모가 아니라 정보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