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돌린 에어컨은 냉각부에 응결수와 먼지가 남아, 그대로 전원만 끄면 겨우내 곰팡이와 냄새가 함께 자란다. 필터와 커버, 송풍구는 직접 씻을 수 있지만 송풍팬과 열교환기 속 곰팡이는 분해 청소가 필요하다. 끄기 전 송풍 건조와 필터 완전 건조를 마쳐두면 내년 첫 가동 때 쉰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에어컨을 끄기 전 정리를 미루게 되는 건, 겉보기엔 멀쩡해서다. 문제는 눈에 안 보이는 안쪽에서 생긴다.
냉방을 돌리면 찬 냉각핀 표면에 공기 중 수분이 응결수로 맺힌다. 여기에 필터를 통과한 미세먼지가 달라붙으면 습기와 먼지가 섞인 얇은 막이 된다. 곰팡이가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삼성전자서비스도 냉방 직후 내부 습기를 말리지 않고 전원만 끄면 남은 응결수 때문에 며칠 만에 곰팡이가 자랄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음 여름 첫 가동 때 나는 쉰내는 대개 이렇게 겨우내 자란 곰팡이 냄새다. 필터에 낀 먼지는 원인의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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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범위는 분명하다. 필터, 외부 커버, 눈에 보이는 송풍구 정도다.
필터는 분리해 진공청소기로 굵은 먼지를 먼저 빨아들인 뒤 미온수에 헹군다. 이때 먼지가 쌓인 반대쪽, 즉 필터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을 흘려야 먼지가 밀려 나간다. 물때나 기름때가 있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중성세제를 쓴다. 평소에는 2주에 한 번 헹구는 것으로 충분하다.
가장 자주 놓치는 건 건조다. 필터를 덜 마른 채로 끼우면 그 습기가 다시 냄새의 원인이 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필터를 직사광선이 아닌 그늘에서 완전히 말리라고 권한다.
냄새의 진짜 진원지는 필터가 아니라 더 안쪽인 경우가 많다. 열교환기 안쪽, 바람을 밀어내는 송풍팬 날개 사이 홈, 물이 고이는 드레인팬이다. 특히 송풍팬 홈에 낀 곰팡이가 꿉꿉한 냄새의 실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부위는 분해해야 닿는다. 전문 세정 장비 없이 무리하게 뜯으면 부품이 상하거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가 청소로 권하지 않는다. 필터를 아무리 열심히 씻어도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면, 청소 부위를 잘못 짚은 것이지 덜 씻어서가 아니다. 이럴 때가 분해청소 업체를 부를 시점이다.
다음은 직접 할 부분과 맡길 부분을 나눈 것이다.
| 부위 | 담당 | 방법 |
|---|---|---|
| 필터·커버·송풍구 | 직접 | 물세척·건조 |
| 열교환기 안쪽 | 업체 | 분해 세정 |
| 송풍팬·드레인팬 | 업체 | 분해 세정 |
가을에 정리를 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겨울에 들어가기 전 내부를 말려두면, 곰팡이가 자랄 습기 자체를 없애 넉 달 넘는 비가동 기간을 건조한 상태로 넘길 수 있어서다.
순서는 필터 세척과 내부 건조, 전원 차단이다. 끄기 직전에 냉방이 아닌 송풍이나 자동건조 모드를 돌려 내부 습기를 말린다. 삼성 안내 기준으로 자동건조는 30분에서 120분가량 작동한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응결수가 남은 채로 겨울을 나게 된다.
마무리로 리모컨 건전지는 빼서 따로 둔다. 오래 두면 액이 새어 리모컨이 고장 날 수 있다. 실외기를 덮을 때는 통풍이 안 되는 비닐이나 방수포로 완전히 밀폐하지 않는다. 습기가 갇혀 오히려 부품에 좋지 않다.
지금 15분에서 두 시간을 들여 말려두는 것과, 내년 여름 첫날 쉰내를 맡고 나서야 청소를 시작하는 것. 같은 일을 계절만 바꿔 하는 셈이라면 지금 해두는 쪽이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