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를 고민할 때는 감정이 아니라 비용, 공간, 돌봄이라는 세 축으로 나눠 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은 생후 2년에 몰려 있어 교육비와 주거비, 돌봄 분담 같은 긴 비용이 실제 결정의 핵심이 된다. 부부 의견이 엇갈린다면 세 축 중 무엇이 걸리는지 질문으로 특정해 그 부분만 함께 풀어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둘째를 키우다 보면 셋째 생각이 문득 드는 순간이 온다. 아이가 예뻐서, 형제가 많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런데 그 마음만으로 결정하면 부부 사이에 감정싸움만 남기 쉽다. 셋째는 비용, 공간, 돌봄이라는 세 가지 현실을 따로 떼어 점검한 뒤 판단하는 편이 낫다. 세 축을 섞어서 "그냥 안 돼" 또는 "어떻게든 되겠지"로 가면 답이 안 나온다.
먼저 알아둘 전제가 하나 있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은 생후 초반에 몰려 있다. 복지로 기준 부모급여는 0세에 월 100만원, 1세에 월 50만원을 소득과 상관없이 주고, 첫만남이용권은 둘째 이상에게 300만원을 준다. 아동수당도 일정 연령까지 월 10만원이 나온다. 숫자만 보면 든든하지만, 이 지원은 대부분 두 돌 무렵이면 끝난다. 셋째의 진짜 비용은 그 이후부터 십수 년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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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용을 볼 때는 초기 지원금이 아니라 그 뒤의 긴 비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교육비, 의료비, 식비, 그리고 둘째까지는 물려받았지만 셋째에게는 새로 드는 품목들이다.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총액은 가정의 선택에 따라 편차가 커서 공식적으로 딱 떨어지는 수치가 없다. 그러니 남의 평균이 아니라 우리 집 지출표에 셋째 몫을 한 줄 더 넣어 몇 년치를 그려보는 게 정확하다.
지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셋째가 있으면 다자녀 혜택의 폭이 넓어진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취득세 감면이 있는데, 18세 미만 자녀가 2명인 가구도 승용차 취득세를 50% 감면받고, 3자녀 이상이면 감면 폭이 더 커진다. 이 감면은 2027년 12월 31일 취득분까지 적용된다. 다만 한도와 세부 조건은 지자체마다 다르니 거주지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공간은 "방이 하나 더 있느냐"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 셋이 자는 자리, 짐을 두는 자리, 그리고 이동 수단까지가 공간 문제다. 지금 집에서 셋이 생활동선이 겹치지 않는지, 아니면 더 넓은 집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먼저 그려봐야 한다. 이사가 전제라면 셋째 비용에 주거비 상승분을 더해야 한다.
의외로 발목을 잡는 게 차다. 카시트 세 개가 뒷좌석에 들어가는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셋째를 계획하면서 차급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때 앞서 말한 다자녀 취득세 감면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 공간은 당장 눈에 안 보여서 미루기 쉽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바로 닥치는 문제다.
세 축 중 부부가 가장 과소평가하는 게 돌봄이다. 부모는 둘인데 아이는 셋이 된다. 둘일 때는 한 명이 한 아이씩 맡는 구조가 가능했지만, 셋이 되면 그 분업이 깨진다. 등하원, 아플 때 병원, 밤중 수유나 깨는 시간, 준비물 챙기기 같은 일이 한 사람에게 쏠리기 쉽다.
그래서 돌봄은 "사랑으로 하면 된다"가 아니라 구체적인 분담표로 접근해야 한다. 조부모나 돌봄 서비스의 도움을 어디까지 받을 수 있는지, 받을 수 없다면 부부 중 누구의 일과 경력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이 대화를 건너뛰면, 태어난 뒤에 한쪽이 번아웃되면서 갈등이 터진다.
셋째를 두고 부부 생각이 엇갈리는 건 자연스럽다. 이때는 "낳자, 말자"로 부딪히지 말고 아래 질문에 각자 답을 적어 맞춰보는 편이 낫다.
마지막 질문이 핵심이다. 막연한 불안은 좁혀지지 않지만, 세 축 중 무엇이 걸리는지를 특정하면 그 부분만 함께 풀어볼 수 있다. 셋째는 결국 둘이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