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에 나타난 흑상어 '부캉이'에 열흘 남짓 만에 100만 명 넘게 몰리면서, 강한 빛에 놀란 상어의 입에서 찰과상이 확인됐다. 화제가 된 야생동물일수록 조명과 근접 촬영, 먹이주기가 겹쳐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진다. 방문 전에는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와 혼잡 시간대를 확인하고, 현장에서는 빛·거리·먹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 한 마리가 들어왔다. '부캉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상어의 누적 관람객은 10월 5일 오후 6시 기준 100만 명을 넘겼다. 상어가 나타나기 전 하루 평균 2천 명이던 곳에, 추석 연휴에는 하루 10만 명이 몰렸다.
문제는 상어의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상어를 흑상어로 확인했다. 몸길이 약 3m 암컷이고,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먹이 활동을 못 한 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본다. 밤에 일부 방문객이 손전등으로 강한 빛을 비추자 상어가 격렬하게 움직였고, 입 부위에서 찰과상이 확인됐다.
화제가 된 야생동물 명소를 찾을 생각이라면, 집을 나서기 전에 짚어둘 것이 있다.
Photo by jeff wu on Unsplash
이 세 가지는 선의로 해도 동물에게 해가 된다.
빛부터 보자. 야간에 강한 빛을 비추면 동물이 놀라 급하게 움직이고, 좁은 공간에서는 그러다 몸을 다치기도 한다. 부캉이의 찰과상이 그런 경우로 추정된다. 플래시나 손전등을 끄는 것만으로 줄일 수 있는 위험이다.
근접 촬영도 마찬가지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동물이 쉴 공간은 줄어든다. 야생동물 관찰 지침은 동물이 조금이라도 불안한 신호를 보이면 그 자리를 떠나라고 권한다.
먹이주기는 오해가 가장 많다. 관광지에서의 먹이주기가 동물의 스트레스와 부상, 질병 보유율, 영양 불균형을 높인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배고파 보여서' 건네는 먹이가 오히려 해가 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나서기 전 반드시 확인할 것은 '동반 가능 여부'다.
국내에서는 자연공원법 제29조와 그 시행령에 따라, 공원관리청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고양이 등의 입장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허용 여부가 장소마다 다르고 관리청 재량이라는 뜻이다. 호주와 태국처럼 아예 국립공원에 반려동물 반입을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그러니 '아마 되겠지' 하고 나서지 말고, 해당 장소의 공식 공지나 관리기관 안내를 출발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동반이 가능하더라도 목줄은 기본이다. 개가 짖거나 뛰면 야생동물에게는 포식자 신호로 읽힌다.
나서기 전 이 순서로 점검하면 빠뜨릴 일이 줄어든다.
혼잡 시간대 기준은 단순하다. 연휴와 주말 낮이 가장 붐빈다. 부캉이 현장도 연휴에는 하루 7만~10만 명이 몰렸다. 사람이 적은 평일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동물에게도, 보는 사람에게도 낫다.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긴 설명보다 한 문장이 낫다. "동물은 구경하는 거지, 부르거나 먹이 주는 게 아니야." 빛을 비추지 않고, 가까이 가지 않고,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세 가지가 이 한 줄에 담긴다.
야생동물이 화제가 되는 건 반가운 일이다. 다만 그 동물이 지금 어디에, 왜 머물러 있는지를 떠올리면 행동은 달라진다. 부캉이처럼 길을 잃고 들어온 동물일수록, 가장 좋은 배려는 거리를 두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