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김치는 제품마다 나트륨이 100g당 수백 mg씩 차이가 나고 양념에 당류가 숨어 있어, 앞면 문구가 아니라 뒷면 영양성분표와 원재료명을 봐야 한다. 나트륨은 표시 기준량이 100g인지 총량인지 먼저 확인해야 하고, 당류는 표시 기준치 100g과 WHO 하루 권장 50g이 달라 % 숫자만 믿으면 안 된다. 혈당을 신경 쓰거나 아이가 먹는 김치라면 원재료명 앞쪽에 설탕·물엿·매실청이 있는지, 나트륨이 낮은 제품인지 비교해 고르면 된다.
'국산', '맛있는', '옛맛' 같은 앞면 글씨는 맛을 고르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 사 먹는 김치에서 실제로 봐야 할 것은 뒷면 영양성분표의 나트륨과 당류, 그리고 원재료명이다. 이 세 가지만 확인해도 같은 가격대에서 짠맛과 단맛 부담이 덜한 제품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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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성분표의 숫자는 제품마다 기준이 다르다. 100g당인지, 1회 제공량당인지, 봉지 전체 기준인지에 따라 같은 '나트륨 300mg'도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제품끼리 비교할 때는 100g당 수치로 맞춰 보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 1회 제공량 기준으로 적힌 제품은 숫자가 작아 보여서 짠 정도를 과소평가하기 쉽다.
나트륨의 하루 기준치는 2,000mg이고, 영양성분표의 % 표시가 이 기준으로 계산된 값이다. 한 소비자 시험에서 시판 배추김치의 나트륨은 100g당 평균 약 570mg이었고, 제품에 따라 460mg대에서 690mg대까지 벌어졌다. 100g이면 밥 한 끼에 곁들이는 양이다. 짠맛이 강한 전통 방식 김치는 100g당 1,000mg을 넘기도 한다.
한국인은 이미 하루 나트륨을 약 3,900mg, 기준치의 두 배 가까이 먹는다. 여기서 김치를 하루 200~300g 정도만 먹어도 권장량의 절반 이상이 김치 한 접시에서 나온다는 계산이 선다. 매일 오르는 반찬인 만큼, 김치 하나만 덜 짠 제품으로 바꿔도 하루 총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다. 영양성분표의 당류 % 기준치는 하루 100g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가 권하는 하루 당류 섭취 상한은 50g이다. 표에 '당류 6%'로 적혀 있어도 건강 기준으로는 그 두 배에 가까운 셈이다.
김치 자체는 당류가 많은 음식은 아니다. 다만 양념 맛을 강조한 제품은 설탕과 물엿이 꽤 들어간다. 원재료명은 많이 쓴 순서대로 적게 돼 있어서, 설탕·물엿·액상과당·매실청이 앞쪽에 몰려 있으면 단맛이 강한 제품으로 보면 된다.
혈당을 관리하는 가족이 있으면 당류 수치가 낮고 원재료명 앞쪽에 당류가 없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낫다. 다만 영양성분표의 당류가 낮아도 밥, 국과 함께 먹으면 한 끼 전체의 탄수화물·나트륨 부담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은 염두에 둘 만하다. 아이가 먹을 김치라면 나트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을 고르고, 먹기 전에 물에 한 번 헹구면 나트륨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앞면에 '저염'이라고 크게 적힌 제품도 실제 수치는 뒷면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같은 매대에 놓인 김치라도 나트륨과 당류는 제품마다 다르다. 뒷면을 10초만 들여다보면 매일 먹는 반찬의 부담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