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육아용품은 관세·부가세가 빠지는 수입 브랜드 고가 품목일 때만 실제로 이득이고, 국산 분유·기저귀 같은 소모품은 국내에서 미리 사는 편이 낫다. 유모차처럼 단가 높은 물건은 1인당 800달러 면세 한도를 넘기기 쉬워 미리 합계를 가늠해야 한다. 만 6세 이하 아이의 이유식·분유 등은 기내 액체 100ml 제한의 예외라는 점도 확인해 두면 좋다.

공항 면세점에서 육아용품을 보면 다 싸 보이지만, 이득의 원리는 하나로 정리된다. 면세점은 관세와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같은 세금을 붙이지 않고 판다. 그러니 원래 그 세금이 두껍게 붙던 물건일수록 할인 폭이 크고, 세금이 별로 없던 물건은 면세점에서 사도 크게 싸지 않는다. 육아용품을 이 기준으로 갈라 보면 무엇을 공항에서 사고 무엇을 집에서 미리 살지가 분명해진다.

Gleb Bryzhak
수입 브랜드의 고가 품목이 대표적이다. 해외 브랜드 유모차나 카시트, 수입 유아 로션·화장품처럼 국내에서 관세와 부가세가 얹혀 비싸게 팔리는 물건은 면세점 가격이 실제로 유리하다. 이런 품목은 부피가 크고 오래 쓰기 때문에, 한 번 아낄 때 아끼는 금액도 크다.
다만 면세 한도를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한다. 2022년 9월부터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는 1인당 800달러다. 이 금액을 넘겨 사면 귀국할 때 초과분에 관세와 부가세가 붙어, 면세점에서 아낀 만큼이 도로 사라질 수 있다. 특히 유모차처럼 단가가 높은 물건은 그 하나만으로 한도를 넘기기 쉽다. 사기 전에 대략의 합계를 800달러 선에서 가늠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국산 분유와 기저귀 같은 소모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산품은 애초에 관세가 없거나 낮아 면세점에서 살 이유가 크지 않고, 공항 매장은 종류와 용량 선택도 좁다. 아이가 늘 먹던 분유, 쓰던 기저귀 브랜드를 여행 기간만큼 넉넉히 준비하는 일은 집에서 미리 하는 편이 값도 종류도 낫다.
한 가지 더, 면세점 물건은 원칙적으로 '외국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산 제품을 면세점에서 사서 여행 내내 쓰고 남은 것을 다시 들여오면, 그 금액이 귀국 시 면세 한도 계산에 잡힐 수 있다. 국산 소모품을 굳이 면세점에서 살 실익이 적은 이유다.
여기서 부모가 가장 헷갈리는 지점이 기내 반입이다. 일반적으로 액체는 개당 100ml 이하만, 그것도 1리터짜리 투명 봉투에 담아야 반입할 수 있다. 그런데 만 6세 이하 영유아와 함께 탈 경우, 비행 중에 필요한 양의 이유식과 우유, 물, 주스 등은 100ml를 넘어도 반입이 허용된다. 이때는 투명 봉투에 넣지 않아도 된다. 다만 '비행 중 필요한 양'이 기준이므로, 보안 검색에서 확인을 요청받을 수 있어 아이 몫이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으면 좋다.
반대로 면세점에서 산 로션이나 향수 같은 액체는 밀봉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환승 공항의 보안 검색에서 봉인이 뜯겨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최종 목적지에 닿기 전까지는 열지 않는 편이 낫다.
준비는 사는 장소가 아니라 순서로 잡는 게 편하다. 먼저 아이가 늘 쓰는 국산 소모품(분유·기저귀·상비약)을 여행 일수에 맞춰 집에서 채운다. 그다음 사려던 수입 브랜드 고가 품목이 있으면, 국내가와 면세가를 비교하고 800달러 한도 안에 들어오는지 확인해 면세점 구매 목록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당장 먹일 이유식과 분유는 손 가방에 따로 챙기되, 필요한 양만 담는다. 이 세 단계만 나눠 두면 공항에서 급하게 고민할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