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하부장은 급배수관의 결로와 미세한 누수, 밀폐 구조 때문에 위 칸과 달리 습기와 냄새가 갇히기 쉬운 공간이다. 그래서 식품과 젖은 물건은 빼고 세제는 통풍되는 바구니에 세워 두는 식으로 습기 기준에 맞춰 품목을 배치하는 것이 먼저다. 여기에 제습제 점검과 주 1회 환기, 배수구 관리 습관을 더하면 냄새의 원인이 수납인지 배관인지도 가려낼 수 있다.

같은 주방이라도 위 칸과 아래 칸은 조건이 다르다. 싱크대 하부장에는 급수관과 배수관이 지나간다. 찬물과 더운물이 오가면서 관 표면에 결로가 맺히고, 연결부가 조금만 느슨해도 미량의 물이 샌다. 문을 닫아 두는 밀폐 공간이라 이 습기가 빠지지 못하고 안에 갇힌다.
위 칸이 대체로 건조한 것과 대비된다. 위쪽 수납장은 그릇이나 마른 식재료를 넣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아래는 같은 물건을 넣으면 눅눅해지거나 냄새가 밴다. 수납 방식을 위 칸과 똑같이 가져가면 안 되는 이유다.
냄새의 출발점도 대개 이 아래다. 배수관 내벽에 붙은 음식물 찌꺼기, 걸레받이에 낀 곰팡이가 냄새를 만든다. 그래서 하부장 정리는 '무엇을 어디에 두느냐'와 '습기를 어떻게 빼느냐' 두 축으로 접근해야 한다.

Ron Lach
먼저 이 공간에 두지 말아야 할 것을 빼자. 쌀이나 마른 식재료 같은 식품, 젖은 행주나 수세미는 하부장에 넣지 않는 편이 낫다. 습기와 냄새를 흡수하거나 곰팡이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세제와 세정제, 락스는 하부장의 주력 품목이다. 다만 통에 담아 밀폐하기보다 그물망이나 철망 바구니에 세워 두는 게 좋다. 통풍이 안 되면 세제가 습기를 빨아들여 굳거나 새기 쉽다. 물에 강한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두면 혹시 새더라도 바닥이 지저분해지지 않는다.
비닐봉지, 랩, 지퍼백처럼 습기 영향을 덜 받는 것은 문 안쪽 포켓이나 파일 정리함에 세워서 보관한다. 수세미와 솔, 고무장갑 같은 청소도구는 따로 한 구역으로 모으되, 반드시 말린 뒤 넣는다.
배치의 기준은 두 가지다. 자주 쓰는 것은 손이 먼저 닿는 앞쪽, 가끔 쓰는 예비품은 안쪽이다. 그리고 배관이 지나가는 자리는 비워 두거나 물에 강한 물건만 둔다. 배관 바로 아래에 종이 상자나 천 소재를 두면 결로가 스며들어 못 쓰게 된다.
세제는 새로 산 것을 뒤에, 쓰던 것을 앞에 두는 선입선출이 편하다. 비슷하게 생긴 통에는 내용물과 산 날짜를 적은 라벨을 붙여 두면 유통기한이 지난 세제를 방치하는 일이 줄어든다. 무거운 것은 아래쪽, 자주 확인해야 하는 것은 눈에 잘 띄는 앞쪽에 두는 정도만 지켜도 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수납을 잘해도 습기를 빼는 습관이 없으면 냄새는 돌아온다. 몇 가지만 정하면 된다.
그래도 냄새가 계속된다면 원인이 수납이 아니라 배관일 수 있다. 이때는 배수구에 트랩을 달아 관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막고, 걸레받이는 일 년에 한 번쯤 떼어 내부를 닦고 말리는 게 근본 대책에 가깝다. 정리와 청소, 환기를 한 세트로 묶어 두면 하부장은 눅눅한 창고가 아니라 쓸 만한 수납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