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는 길이와 두께가 제각각이라 수납함을 눈대중으로 사면 5cm 차이로 안 들어가거나 옷장 칸에 안 맞는 일이 잦다. 그래서 놓을 자리 치수부터 재고 걸이형과 서랍형 중 맞는 방식을 정하는 순서가 필요하다. 옷장 봉 아래 높이, 침대 밑 높이, 바지를 걸지 접을지에 따라 골라야 후회가 없다.

옷장 정리를 처음 시작하면 바지에서 막힌다. 티셔츠나 속옷은 크기가 고만고만한데, 바지는 반바지부터 기장 긴 슬랙스, 두꺼운 기모 조거까지 길이와 두께가 제각각이다. 그래서 국민 사이즈라는 수납함을 눈대중으로 사 오면, 겨우 5cm가 안 맞아 뚜껑이 안 닫히거나 옷장 칸에 아예 안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
실수는 대개 순서에서 온다. 수납함부터 사 놓고 자리에 억지로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놓을 자리를 먼저 재고, 그 안에서 바지를 어떻게 넣을지 정한 다음 제품을 고르면 시행착오가 확 줄어든다.
낭패는 높이만이 아니라 폭에서도 온다. 옷장 서랍칸은 좁은데 넓은 리빙박스를 사 오면 문이 안 닫히거나 서랍이 끝까지 빠지지 않는다. 반대로 칸은 넓은데 박스가 좁으면 양옆이 뜨면서 박스가 쓰러지고, 그 틈으로 옷이 넘어간다. 가로·세로·높이를 한 번에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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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수납함을 넣을 공간의 안쪽 치수다. 옷장 서랍칸이든 선반 위든 가로·세로·높이를 실제로 재야 한다. 특히 높이를 놓치기 쉽다.
둘째는 행거 봉 아래 여유다. 옷을 걸어 두는 아래쪽에 박스를 둘 거라면, 바닥부터 봉까지 높이에서 걸린 옷의 길이를 뺀 만큼만 쓸 수 있다. 이 계산을 빼먹으면 박스가 옷 밑단에 눌린다.
셋째는 침대 밑이다. 이 공간을 쓸 생각이라면 프레임 아래 높이를 잰다. 보통 15~25cm라 높이 30cm가 넘는 일반 리빙박스는 대부분 안 들어간다. 침대 밑에는 납작한 저높이 전용 제품을 따로 찾아야 한다.
치수를 잴 때는 딱 맞는 크기를 고르지 말고 1~2cm 여유를 남기는 편이 안전하다. 서랍은 레일이 드나들 공간이 필요하고, 뚜껑형은 쌓았을 때 흔들림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 상세페이지의 옷 몇 벌 수납이라는 문구는 참고만 하는 게 좋다. 대개 얇은 셔츠를 기준으로 잡은 숫자라, 바지 특히 두꺼운 바지에는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다. 믿을 값은 판매 페이지의 벌 수가 아니라 직접 잰 내 옷장의 안쪽 치수다.
바지 수납은 크게 걸이형과 서랍(접이)형으로 갈린다. 선택은 취향이 아니라 옷과 공간에 달렸다.
걸이형은 슬랙스나 정장 바지처럼 주름이 신경 쓰이는 옷에 맞다. 세로로 걸어 두니 꺼내기 쉽고 눌리지 않는다. 대신 봉의 가로 길이만큼만 걸 수 있어 벌 수가 제한되고, 위아래 공간을 넉넉히 차지한다.
서랍형은 많은 벌을 좁은 자리에 넣기 좋다. 청바지나 면바지처럼 주름을 덜 타는 옷에 어울린다. 접어서 눕히면 아래 옷이 안 보이지만, 도르르 말아 세로로 세워 넣으면 한눈에 들어오고 하나 빼도 무너지지 않는다. 서랍이 얕을수록 세워 수납이 편하다.
두께도 무시 못 할 변수다. 여름 면바지는 얇게 접혀 한 칸에 여러 벌이 들어가지만, 기모 바지나 겨울 슬랙스는 같은 서랍에 절반도 안 들어간다. 여름과 겨울을 한 칸에 섞어 계획하면 겨울에 서랍이 터지기 쉽다. 벌 수는 두꺼운 바지를 기준으로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자주 입고 좀 구겨져도 되는 바지는 서랍에 세워 넣고, 각을 지켜야 하는 바지는 걸어 두는 식으로 나누는 게 현실적이다.
라벨 하나가 의외로 큰 몫을 한다. 서랍이나 박스 겉에 여름 바지, 기모처럼 적어 두면 계절이 바뀔 때 통째로 자리만 바꾸면 되고, 매번 열어 안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한 번에 완벽하게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자리 치수와 걸까 접을까만 먼저 정해 두면, 나머지는 같은 규격으로 늘려 가며 채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