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소금, 산성 주스를 마시는 간청소에서 배출되는 녹색 알갱이는 몸속 담석이 아니라 그 재료들이 장에서 만들어낸 결정체라는 것이 전문가와 실험으로 확인됐다. 건강한 간은 이미 스스로 노폐물을 처리하기 때문에 별도의 디톡스는 근거가 약하고, 고용량 소금·기름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간이 걱정된다면 검증되지 않은 청소법보다 서서히 하는 체중 관리와 절주, 그리고 검진 수치에 따른 진료가 실제 답이다.

간청소는 대개 올리브오일에 소금, 사과즙 같은 산성 주스를 섞어 마시고 다음 날 변에서 녹색 알갱이가 나오면 '담석이 빠졌다'고 본다. 이 장면이 간청소를 믿게 만드는 핵심이다.
그런데 이 알갱이는 담석이 아니다. 차움의료센터 이윤경 교수는 SBS 취재에서 "올리브 오일과 소금, 사과즙 같은 산성 주스를 함께 마시면 몸속에서 이런 결정체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담석이 있든 없든 누가 마셔도 생긴다는 뜻이다. 실제로 담석을 가진 환자에게 이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검사했더니 담석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몸에서 빠져나온 돌이 아니라, 마신 재료가 장에서 굳은 것이다.

Michael Pointner
출발점부터 짚으면, 건강한 간은 청소가 필요하지 않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는 우리 몸이 간뿐 아니라 신장, 폐, 피부를 통해 이미 노폐물을 걸러낸다고 설명한다. 간이 정상적으로 일하고 있다면 단기 디톡스 음료나 보충제가 따로 독소를 빼줄 이유가 없다.
위험은 오히려 방법 자체에 있다. 한 번에 들이켜는 다량의 소금과 기름은 담즙을 과도하게 분비시키고, 경우에 따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소금은 하루 권장량이 5g 안팎인데 간청소 레시피는 이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 혈압에도 부담이다. 상업용 디톡스 제품과 허브 보충제는 규제 밖에 있어 성분이 불분명하고, 전해질 불균형이나 영양 결핍을 부를 수도 있다.
방향을 반대로 잡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자료를 보면 지방간의 4대 원인은 과도한 음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고, 치료의 기본은 약이 아니라 생활습관 교정이다.
핵심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체중은 현재의 10%를 3~6개월에 걸쳐 서서히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오히려 급격한 감량은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단식에 가까운 디톡스는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식사는 세 끼를 규칙적으로 하되 한 끼 양을 줄이고, 야식과 과식을 피한다. 튀긴 음식보다 삶은 음식, 당분 음료 대신 물이나 녹차를 택한다. 운동은 유산소 위주로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이 기준이다. 음주가 원인이라면 금주가 최우선이다.
화려하지 않은 목록이다. 하지만 근거가 쌓인 건 이쪽이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서 건강검진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가 판단보다 수치와 신호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에 해당하면 간청소 같은 자가 요법이 아니라 병원 진료가 먼저다.
피로하거나 검진 결과가 신경 쓰여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다. 다만 그 에너지를 검증되지 않은 청소가 아니라, 확인된 관리와 필요할 때의 진료에 쓰는 편이 간에는 훨씬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