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민법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되면서 부모가 자녀를 체벌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훈육 목적이라도 신체에 고통을 주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 손을 대기 전, 같은 행동을 남이 내 아이에게 해도 괜찮은지 그리고 지금 훈육인지 화풀이인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오랫동안 부모들은 "가벼운 매는 괜찮다"고 여겼다. 그 밑바탕에 있던 것이 민법 제915조, 이른바 징계권 조항이다.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문구가 체벌의 근거처럼 쓰여 왔다.
이 조항은 2021년 1월 8일 국회를 통과해 같은 달 26일 삭제됐다. 법무부는 '징계'라는 표현이 부모의 체벌이나 가혹한 훈육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해돼 아동학대의 핑계가 돼 왔다고 삭제 이유를 밝혔다. 즉 지금은 "이 정도까지는 법이 허용한다"고 말할 수 있는 체벌의 범위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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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근거가 사라졌다고 모든 훈육이 곧바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방법과 정도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가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과 발달을 해치는 행위를 신체적 학대로 본다.
법원도 훈육 목적이 있었더라도 방법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으면 학대로 판단한다. 반복적인 체벌, 공포를 주는 언행, 오랜 시간 아이를 방치하는 행위가 특히 위험하다. 예전에는 "필요한 징계"라는 법 문구가 일종의 방패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 방패가 사라졌다는 점을 부모가 분명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다. 신체적 학대로 인정되면 아동복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상습적이거나 신고의무자가 저지른 경우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훈육은 처벌이 아니라 자기조절과 바른 행동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래서 방식도 아이의 나이에 맞아야 효과가 있다.
미취학이나 저학년처럼 어릴수록 결과가 즉각적이고 단순한 방식이 통한다. 잘한 행동은 그 자리에서 칭찬하고 안아 주는 식으로 자주 보상하고, 안 되는 행동에는 짧고 분명한 결과를 미리 정해 일관되게 적용한다. 말로 다 통하지 않는 시기에는 위험한 행동은 몸으로 즉시 멈추게 하되, 때리는 대신 다른 활동으로 주의를 돌리거나 잠깐 진정할 시간을 주는 편이 낫다.
나이가 올라갈수록 지시보다 대화와 격려가 힘을 얻는다. "네가 그러면 엄마가 걱정돼"처럼 부모의 감정을 주어로 말하는 '나-전달법'은 아이를 몰아세우지 않으면서 행동을 바꾸게 한다. 청소년기에는 규칙을 함께 정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편이 일방적인 명령보다 오래간다.
체벌은 아이의 잘못보다 부모 자신의 화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손이 올라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세 질문 중 하나라도 걸린다면 그 순간은 훈육을 멈출 때다. 화가 가라앉지 않으면 아이 곁을 잠시 벗어나 감정을 식힌 뒤 다시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순서도 같다. 감정 조절이 먼저고, 가르치는 일은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