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이라도 아이마다 읽는 수준과 관심사가 달라, 책 뒤표지의 권장 연령만으로 고르면 아이와 안 맞기 쉽다. 연령보다 먼저 볼 기준은 아이가 실제로 읽어낼 수 있는 수준과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주제다. 첫 페이지를 읽혀 모르는 단어가 두세 개 이하인지 보고,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처음 아이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건 뒤표지의 '몇 세용' 표시다. 편하지만, 이 숫자는 평균일 뿐이다. 같은 여섯 살이라도 문장을 술술 읽는 아이가 있고 그림 위주가 편한 아이가 있다. 관심사도 공룡부터 요리까지 제각각이다.
연령 표시에만 맞춰 고르면, 아이 입장에서 너무 어렵거나 흥미 없는 책을 받게 되기 쉽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책 자체에 거부감이 생긴다. 육아 칼럼니스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부모가 먼저 책을 훑어보고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과정이 어떤 추천 기준보다 정확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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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읽힐 책이라면 연령보다 아이의 현재 읽기 수준이 먼저다. 미국 교육 현장에서 널리 쓰는 '다섯 손가락 규칙'이 간단한 기준이 된다.
아이에게 책의 첫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게 하고, 모르거나 발음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게 한다. 한 페이지에서 손가락이 0~1개면 너무 쉬운 책, 2~3개면 혼자 읽기에 딱 맞는 책, 4~5개면 아직 혼자 읽기엔 어려워 부모가 함께 읽어주는 게 좋은 책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규칙은 단어 난이도만 볼 뿐, 아이가 내용을 이해했는지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다 읽은 뒤 "누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 같은 질문으로 줄거리를 설명하게 해보는 확인이 함께 필요하다.
수준이 맞아도 흥미가 없으면 끝까지 읽지 못한다. 읽기 습관은 재미에서 붙기 때문에, 아이가 지금 무엇에 빠져 있는지가 곧 좋은 책의 기준이 된다.
여기서 부모의 욕심이 자주 걸림돌이 된다. '이 나이엔 이런 책은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른 책은 아이가 밀어내기 쉽다. 아이가 직접 서가에서 책을 고르게 하되, 부모가 함께 읽으며 대화를 얹어주는 방식이 흥미와 이해를 동시에 잡는다.
특히 지식·교육서는 한 가지를 더 봐야 한다. 문장은 쉬워도 다루는 주제나 개념이 아이의 경험 밖이면 이해가 어렵다. 예를 들어 우주나 경제를 다룬 책은 글자 수가 적어도 배경 지식이 없으면 겉돌기 쉽다. 문장 난이도와 주제 난이도는 별개라는 점을 기억하면, 아이 관심사와 겹치는 주제부터 골라 배경 지식을 쌓아가게 하는 편이 낫다.
실제로 고를 때는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실수가 준다.
권장 연령은 출발점이지 정답이 아니다. 서점에서 아이에게 첫 페이지를 읽혀 보는 1분이, 뒤표지의 나이 문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