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가 아픈 꿈은 고양이의 실제 건강 상태와 인과관계가 없다. 대신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아픔을 숨기기 때문에 식욕, 배뇨, 호흡, 그루밍 같은 일상의 변화가 훨씬 믿을 만한 신호다. 24시간 이상 굶거나 소변을 못 보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면 응급이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반려묘가 앓는 꿈을 꾸고 눈을 떴다면 먼저 안심해도 된다. 꿈이 고양이의 실제 건강 상태를 미리 알려준다는 근거는 없다. 꿈은 대체로 낮 동안 쌓인 걱정이 자는 동안 재생된 것에 가깝다. 다시 말해 꿈은 예언이 아니라 애정의 부작용이다.
정작 중요한 신호는 꿈이 아니라 깨어 있는 고양이의 몸과 행동에서 나온다. 문제는 고양이가 그 신호를 잘 감춘다는 점이다. VCA동물병원 자료에 따르면 고양이는 야생에서 약한 모습이 포식자를 부르기 때문에 아픔을 숨기도록 진화했다. 그래서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이미 불편한 상태일 수 있다. 보호자가 매일의 사소한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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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식욕과 물이다. 좋아하던 간식마저 외면하거나 하루 이상 밥그릇을 비우지 않으면 단순한 입맛 변화로 넘기기 어렵다. 반대로 물을 유난히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었다면 신장, 간, 당뇨 쪽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는 화장실이다. 소변 색과 양, 대변의 굳기,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본다. 설사나 변비가 이어지거나 소변을 보려 자주 힘주는 모습은 그냥 지나칠 신호가 아니다. 배변 실수가 잦아지는 것도 방광이나 관절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
셋째는 활동성이다. 더 많이 자고 덜 노는 것, 구석에 숨는 것이 대표적이다. 평소 무심하던 아이가 갑자기 달라붙거나, 얌전하던 아이가 예민하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도 몸이 불편하다는 표현일 수 있다.
넷째는 털과 그루밍이다. 아픈 고양이는 몸단장을 소홀히 해 털이 기름지고 엉킨다. 거꾸로 한곳을 지나치게 핥는다면 그 부위의 통증이나 피부 문제, 스트레스를 의심한다.
다섯째는 호흡이다. 편히 쉬거나 잘 때 고양이 호흡은 대략 분당 20~30회다. 이보다 확연히 빠르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목을 길게 빼고 힘겹게 호흡한다면 위험 신호다.
다음은 관찰 대상이 아니라 응급이다. 미루면 위험해진다.
반대로 모든 변화가 응급은 아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밥을 먹고 놀며 화장실도 정상인데 딱 한 번 헤어볼을 토했다면 하루 정도 상태를 지켜봐도 된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먹고, 싸고, 움직이는 세 가지가 유지되면 관찰, 그중 하나라도 무너지고 24시간 이상 이어지면 병원이다.
기록을 남기면 판단이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밥 먹은 시각, 소변과 대변을 본 시각, 구토 횟수를 메모해 두면 병원에서 수의사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꿈 때문에 불안하다면, 그 에너지를 오늘 밤 고양이의 밥그릇과 화장실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데 쓰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