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용 영양제는 개와 필요한 영양소 양이 다르고 자일리톨 같은 성분은 소량으로도 저혈당·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어 나눠주면 안 된다. 반려동물용도 대부분 사료로 분류돼 기능성 원료 함량 표기 의무가 없어, 2026년부터 도입된 '반려동물완전사료' 표시와 성분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성 질환·복용약이 있거나 여러 영양제를 함께 먹이려면 급여 전 수의사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집에 있는 종합비타민을 반려견에게 조금 떼어주고 싶은 유혹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권하지 않는다. 사람과 개는 필요한 영양소의 양과 비율이 다르고, 사람 기준으로 만든 제품은 개에게 과하거나 위험할 수 있어서다.
특히 지용성 비타민이 문제다. 비타민 A나 D처럼 지방에 녹는 비타민은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고 쌓인다. 사람용 종합비타민이나 칼슘제를 무심코 나눠주면 소량이라도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조심할 것은 사람 제품에 흔히 들어가는 감미료 자일리톨이다. 무설탕 껌이나 일부 건강보조식품에 들어 있는데, 개가 먹으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급격히 분비돼 저혈당에 빠진다. 한 연구에서는 체중 1kg당 0.5g만 섭취해도 심각한 저혈당과 간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사람에게 안전한 성분이 개에게는 응급 상황을 만드는 셈이다.

Supplements On Demand
그럼 '반려동물용'이라고 적힌 제품이면 괜찮을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국내에서 반려동물 영양제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사료'로 분류돼 사료관리법을 적용받는다. 사람이 먹는 영양제는 영양 성분과 기능성 원료의 함량을 표기해야 하지만, 반려동물용은 단백질·지방·칼슘·수분 같은 일부 성분의 비율만 적어도 된다. 정작 중요한 기능성 원료가 얼마나 들었는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관절 영양제를 두고 "좋은 원료를 아주 조금만 넣고도 관절 영양제로 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는 개에게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지방산·미네랄·비타민 등 30여 가지 최소 함량을 충족한 제품만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시할 수 있고, 나머지는 '기타 반려동물사료'로 구분된다. 라벨에서 이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걸러내기다.
같은 영양제라도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노령견은 관절염이 흔하다. 관절 영양제 수요가 큰 것도 이 때문인데, 앞서 봤듯 함량 표기가 부실한 제품이 많으니 성분과 함량이 분명한 것을 고르는 편이 낫다. 신장이나 심장에 지병이 있는 개라면 성분 선택이 더 예민해진다. 몸에 쌓이는 지용성 비타민이나 칼슘·미네랄이 과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여러 영양제를 함께 먹이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각각은 적정량이라도 겹치는 성분이 있으면 합쳐서 과다가 되기 쉽다. 좋다는 것을 하나씩 늘리다 보면 무엇을 얼마나 먹이고 있는지 보호자도 놓치게 된다.
모든 영양제에 병원을 갈 필요는 없지만, 아래에 해당하면 급여 전에 수의사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영양제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수단이지 치료제가 아니다. 건강한 개가 균형 잡힌 사료를 잘 먹고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엇을 왜 먹이는지부터 정한 뒤, 애매하면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순서가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