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의 죽음은 대개 갑자기 오지만 건강 기록, 장례와 행정 절차, 이별 이후의 애도는 미리 준비해 둘 수 있다. 노령묘의 상태를 일지로 남기고 허가된 장묘 시설과 30일 이내 말소신고 같은 절차를 알아두면 이별의 순간 혼란이 줄어든다. 떠나보낸 뒤에는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회복에 가장 도움이 된다.

배우 공유가 8월 12일 오래 함께한 반려묘와 이별했다는 소식을 SNS에 전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같은 상실을 앞둔 반려인의 마음도 함께 무거워진다. 반려묘의 마지막은 대개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미리 준비해 둘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 건강 기록, 장례와 행정 절차, 그리고 이별 이후의 애도, 이 세 가지다.
순서대로 짚어본다. 지금 당장 챙길 것과 이별이 가까울 때 할 일, 떠나보낸 뒤의 일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ROMAN ODINTSOV
노령묘일수록 상태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실질적인 준비다. 체중, 식욕, 물 마시는 양, 배뇨·배변, 투약 내용을 짧게라도 적어두면 수의사가 남은 시간과 치료 방향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정기 검진은 최소 반년에 한 번은 권장된다.
말기 신호도 알아두면 당황을 줄인다. 로얄캐닌 등 반려동물 건강 자료에 따르면 호흡이 힘들어 보이거나, 구석에 숨고 움직이기를 꺼리거나, 먹이를 지나치게 가리는 변화는 심한 통증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말고 수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집에서 해줄 수 있는 완화 케어도 있다. 화장실 턱을 낮추고, 물과 밥그릇을 이동 동선이 짧은 곳에 두는 식이다. 사료는 살짝 데워 냄새를 진하게 하면 식욕이 떨어진 고양이도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가 좋아하던 자리에 쿠션을 두고, 불안이 심하면 페로몬 제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마음이 급한 순간에 업체를 알아보다 보면 판단이 흐려지기 쉽다. 그래서 장례 방식은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다. 합법적으로 사체를 처리하는 길은 동물장묘업 허가를 받은 시설에서 화장이나 건조장, 수분해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허가 업체인지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animal.go.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기본 화장 비용은 대체로 20만~25만원 선이다. 무허가 업체나 임의 매장은 피해야 한다.
행정 절차도 하나 있다. 동물등록을 해 둔 고양이라면 죽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말소신고를 해야 한다. 온라인(animal.go.kr)이나 시·군·구청에서 할 수 있고, 기간을 넘기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슬픔 속에서 잊기 쉬운 부분이라 미리 기억해 두면 좋다.
임종의 순간을 집에서 맞을지, 병원에서 맞을지도 가족과 미리 이야기해 두면 당일의 혼란이 줄어든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아이가 편안해하는 환경이 어디인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반려동물을 잃은 뒤 겪는 깊은 상실감을 펫로스 증후군이라 부른다. 반려 가족의 절반가량이 경험할 만큼 흔하다. 중요한 건, 이 감정을 억지로 눌러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KB경영연구소 조사에서 펫로스 극복에 가장 도움이 된 방법으로 꼽힌 것은 '충분한 애도 기간'으로 53.6%였다. 슬픔을 참기보다 충분히 슬퍼하는 시간이 오히려 회복을 돕는다는 뜻이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고, 함께한 추억을 글이나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품은 한꺼번에 치우기보다 간직할 것과 정리할 것을 천천히 나누는 편이 좋다. 일상 회복이 너무 더디거나 힘들다면 전문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앞의 내용을 실행 항목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마지막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 항목들을 미리 짚어두면, 그 순간이 왔을 때 '몰라서 못 해준' 후회만큼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