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4년제 수시 원서접수가 9월 중순 마무리되며 대학별 최종 경쟁률이 공개되고 있다. 지원자를 모집 인원으로 나눈 명목 경쟁률에는 수능 최저 미충족 탈락자와 상위권 대학으로 빠지는 이탈자가 섞여 있어, 실질 경쟁률은 그보다 크게 낮아진다(의대 논술 430대 1이 실질 28.7대 1로 하락한 사례). 숫자에 흔들리기 전에 자녀가 지원 전형의 수능 최저를 넘을 수 있는지, 대학별고사 일정이 겹치지 않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2027학년도 4년제 수시 원서접수가 9월 중순 대부분 마무리됐다. 대학마다 정해진 사흘 이상의 기간이 끝나면서, 지금은 대학별 최종 경쟁률이 입학처와 진학어플라이·유웨이어플라이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는 시기다.
여기서 학부모의 마음이 흔들린다. 자녀가 지원한 학과 옆에 붙은 두 자리, 세 자리 경쟁률을 보면 불안해진다. 올해는 졸업생 응시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겹쳐 체감 경쟁이 더 커 보인다. 하지만 화면에 뜬 그 숫자는 실제 경쟁의 크기가 아니다.

Armin Rimoldi
지금 보이는 경쟁률은 대개 명목 경쟁률, 즉 지원자 수를 모집 인원으로 나눈 값이다. 이 안에는 끝까지 겨루지 않을 사람이 두 부류 섞여 있다.
하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넘지 못해 탈락하는 지원자다. 최저를 못 맞추면 서류나 논술 성적과 무관하게 그 자리에서 걸러진다. 다른 하나는 여러 대학에 동시에 붙은 뒤 더 선호하는 곳으로 빠져나가는 지원자다. 수시는 한 명이 최대 여섯 곳까지 넣을 수 있어, 상위권일수록 여러 곳에 이름을 올려두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률은 이 둘을 차례로 걷어낸 뒤에야 드러난다. 수능 최저를 적용하고, 논술·면접 같은 대학별고사에 실제로 응시한 인원까지 반영한 값이 실질 경쟁률이다.
지난 입시의 사례가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한 대학 의대 논술전형은 최초 경쟁률이 430대 1에 달했지만, 수능 최저 충족률이 28.7%에 그치면서 실질 경쟁률은 28.7대 1까지 내려갔다. 한의예과와 치의예과도 100대 1을 넘던 최초 경쟁률이 실질에서는 1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 전형 사례 | 최초 경쟁률 | 실제 반영 후 |
|---|---|---|
| 의대 논술 | 430대 1 | 28.7대 1 |
| 의대 교과(지역균형) | 7.7대 1 | 2.8대 1 |
교과전형은 결이 조금 다르다. 최저 미충족보다는 합격자가 상위권 대학으로 빠지며 생기는 추가합격이 경쟁률을 낮춘다. 위 의대 교과전형도 최초 7.7대 1이 추가합격을 반영하면 2.8대 1로 내려갔다.
그래서 전형 유형을 함께 봐야 한다. 수능 최저가 높은 논술이나 의약계열은 명목과 실질의 차이가 크고, 최저가 없거나 약한 학생부종합전형은 그 차이가 작다. 통상 수시 경쟁률은 6대 1 안팎을 기준선으로 본다는 점도 참고가 된다.
경쟁률 숫자를 다시 세는 대신, 우리 아이에게 직접 걸리는 조건을 점검하는 편이 낫다.
핵심은 하나다. 경쟁률이 높다고 지레 포기하거나 낮다고 안심하기 전에, 자녀가 그 전형의 수능 최저를 넘을 수 있느냐를 먼저 보라. 대부분의 착시는 이 지점에서 걷힌다. 숫자는 겁을 주지만,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아이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