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 청소는 스위치 장착 방식(핫스왑·납땜)과 키캡 재질(ABS·PBT)을 먼저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두 가지에 따라 물세척과 알코올 사용, 스위치 교체 가능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물은 분리한 키캡에만 쓰고 스위치·기판에는 대지 않으며, 청소는 표면 주 1회와 딥클린 3~6개월로 나눠 관리하면 된다.

기계식 키보드 청소에서 사고가 나는 지점은 대부분 청소 자체가 아니라 그 앞이다. 키캡을 무작정 뽑았다가 스태빌라이저가 딸려 나오거나, 물세척했다가 각인이 벗겨지는 식이다. 뽑기 전에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스위치가 뽑히는 방식인가, 그리고 키캡이 무슨 재질인가.
이 두 가지가 갈리면 청소 방법도 갈린다. 순서만 지켜도 대부분의 손상은 피할 수 있다. 시작 전 키보드는 반드시 전원을 뽑고, 재조립 때 헷갈리지 않게 배열 사진을 한 장 찍어두는 편이 좋다.

Athena Sandrini
먼저 스위치가 기판에 어떻게 붙어 있는지를 본다. 핫스왑(hot-swap) 방식이면 스위치를 공구로 뽑아 교체할 수 있고, 납땜 방식이면 뽑을 수 없다. 이 차이가 청소에서 중요한 이유는, 스위치 하나가 심하게 오염됐을 때 대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핫스왑 보드라면 문제가 된 스위치만 뽑아 청소하거나 새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스위치 단품은 개당 몇백 원 수준이라 억지로 살리려 애쓸 필요가 없다. 반면 납땜 보드는 스위치를 뽑는 것 자체가 인두질을 동반하는 작업이라, 일반 청소에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낫다. 내 키보드가 어느 쪽인지 모른다면 제품명으로 '핫스왑' 지원 여부부터 검색해 보면 된다.
키캡 재질은 물세척과 알코올 사용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크게 ABS와 PBT로 나뉜다.
ABS는 상대적으로 무른 플라스틱이라 오래 쓰면 표면이 반들거리고 마모가 보인다. 세척은 부드러운 천이나 스펀지 정도로 하고, 알코올은 쓰지 않는 게 안전하다. PBT는 더 단단하고 변색에 강해 부드러운 칫솔로 문질러도 되고, 70% 이소프로필 알코올도 견딘다. 다만 두 재질 모두 각인이나 도색이 얹혀 있는 키캡이라면 세게 문지르지 않아야 한다. 글자가 인쇄된 방식에 따라 알코올이나 마찰에 지워질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물에 담가도 되는 것은 분리한 키캡뿐이다. 나머지는 물과 멀어야 한다.
키캡은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30분에서 1시간쯤 담갔다가 헹군다. 뜨거운 물은 플라스틱을 변형시킬 수 있으니 피한다. 헹군 뒤에는 뒤집어 두세 시간 이상 완전히 말린다. 안쪽에 물기가 남은 채 끼우면 그대로 스위치로 스며들어 오작동의 원인이 된다.
스위치와 기판(PCB)에는 물을 대지 않는다. 스위치 주변 먼지는 면봉에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살짝 묻혀 겉면만 닦고, 액체가 스위치 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한다. 넓은 바닥의 먼지는 브러시나 압축 공기로 털어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스태빌라이저가 들어간 긴 키, 즉 스페이스바나 시프트, 엔터는 풀러를 수직으로 대고 저항 없이 빼야 한다. 무리하게 당기면 스태빌라이저나 스위치가 상한다.
청소는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단계를 나누는 편이 부담이 적다.
| 단계 | 방법 | 주기 |
|---|---|---|
| 표면 | 압축 공기·천 닦기 | 주 1회(헤비 유저 2~3일) |
| 중간 | 키캡 제거 후 알코올 | 월 1회 |
| 딥클린 | 키캡 물세척 | 3~6개월 |
책상에서 음식을 먹거나 반려동물이 곁에 있다면 주기를 앞당기는 게 맞다. 먼지와 부스러기가 쌓이기 전에 자주 털어주는 편이, 몇 달 묵혀 대청소하는 것보다 스위치에 부담이 적다.
보관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두 가지는 지킬 만하다. 오래 쓰지 않을 때는 커버를 씌워 먼지를 막고, 직사광선이 드는 곳은 피한다. 자외선은 특히 ABS 키캡의 변색과 황변을 앞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