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약을 한데 섞어 두면 급할 때 오복용이나 유통기한 지난 약 복용으로 이어지고, 반려동물이 있으면 사람 진통제 성분 탓에 위험이 더 커진다. 먼저 상비약과 처방약을 가른 뒤 아이·성인·반려동물용을 칸으로 나누고, 반려동물 약은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봉한 약은 표기 기한보다 빨리 상하므로 제형별 사용기한을 기준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고, 지난 약은 폐의약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가족이 함께 쓰는 약 서랍은 어느새 뒤죽박죽이 된다. 문제는 급할 때다. 열이 나 한밤중에 약을 찾다가 아이 약과 성인 약을 헷갈리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무심코 집어 드는 일이 생긴다.
특히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위험이 한 단계 더 높다. 사람용 진통제에 흔히 들어가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고양이에게 아주 적은 양으로도 급성 간손상을 일으켜 치명적일 수 있다. 사람 약과 동물 약이 같은 칸에 있으면 흘리거나 잘못 주는 사고로 이어진다. 수납을 나누는 건 정리 취향이 아니라 안전 문제에 가깝다.

Anna Shvets
가장 먼저 할 일은 두 종류를 갈라 놓는 것이다. 기준은 단순하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산 해열제, 소화제, 밴드류가 상비약이다. 병원 처방을 받아 조제한 약은 처방약이다.
둘은 유통기한의 성격부터 다르다. 상비약은 겉면에 적힌 유효기간이 있지만, 이는 개봉하지 않은 상태 기준이다. 반면 처방받아 조제한 약은 별도 표기가 없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1년 이내 사용을 권장하되 보관 상태에 따라 더 짧아진다. 지난 질환에 받은 처방약을 다음에 다시 먹는 것은 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둘을 섞으면 언제 버려야 할지 판단이 흐려진다.
큰 분류가 끝나면 사용자별로 칸을 나눈다. 배치에는 요령이 있다.
반려동물 약을 별도로 두는 건 앞서 말한 독성 위험 때문이다. 사람 약과 한 공간에 두면 라벨을 헷갈리기 쉽고, 바닥에 떨어진 알약을 반려동물이 주워 먹는 사고도 막기 어렵다. 사용한 약을 식탁이나 소파에 잠깐 올려두는 습관도 이 참에 정리하는 편이 좋다.
한 번 정리했다고 끝이 아니다. 개봉한 약은 표기된 날짜보다 빨리 상한다. 대략적인 기준은 이렇다.
| 제형 | 개봉 후 권장 기간 |
|---|---|
| 알약(원래 통) | 6개월 |
| 시럽·물약 | 1개월 |
| 연고 | 6개월 |
이 기준을 감안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서랍을 열어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면 관리가 쉬워진다. 개봉일을 통이나 라벨에 적어 두면 나중에 헷갈리지 않는다. 낱개로 잘라 둔 알약은 상태가 무너지기 쉬우니, 가능하면 원래 포장 그대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습기가 걱정된다면 서랍에 실리카겔 같은 제습제를 함께 넣어 두는 것도 방법이다.
기한이 지난 약은 일반 쓰레기나 변기에 버리면 안 된다. 성분이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약국, 보건소, 주민센터에 있는 폐의약품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알약은 포장을 벗겨 모으고, 물약은 한 병에 모아 밀봉해 배출한다. 보관 자체는 열과 습기, 직사광선을 피하는 게 핵심이라 화장실이나 주방보다 서늘하고 건조한 서랍 안쪽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