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 정리함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볼 것은 콘센트 구멍 수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갈 전선과 기기의 발열이다. 통풍이 막힌 밀폐형에 고전력 기기를 물리면 열이 갇혀 오히려 화재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리함 안에서 전선을 감거나 문어발로 겹쳐 꽂는 배치만 피해도 사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책상 밑에 얽힌 전선을 감추려고 정리함을 검색하면 대개 콘센트가 몇 개 들어가는지부터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먼저 따져야 할 건 그 안에 들어갈 전선과 기기가 얼마나 열을 내느냐다. 정리함은 전선을 좁은 공간에 모으는 물건이라, 원래도 열이 나는 배선을 한곳에 가두는 셈이기 때문이다.
구입 전 세 가지를 확인하면 실패를 줄인다. 첫째, 무엇을 꽂을지다. 냉난방기나 전기장판처럼 소비전력이 큰 기기는 애초에 정리함이 아니라 벽면 단독 콘센트에 직접 꽂는 게 원칙이다. 둘째, 케이블의 굵기와 길이다. 굵고 뻣뻣한 전선을 억지로 말아 넣으면 함이 꽉 차 방열이 안 된다. 셋째, 지금 쓰는 멀티탭이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손으로 만져 보는 것이다. 이미 미지근하다면 정리함에 넣기 전에 사용 방식부터 손봐야 한다.

Jakub Zerdzicki
정리함은 크게 뚜껑으로 덮는 밀폐형과 옆이 트인 개방형으로 나뉜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안에 무엇을 넣느냐로 갈린다.
| 구분 | 밀폐형 | 개방형 |
|---|---|---|
| 방열 | 열 갇히기 쉬움 | 열 잘 빠짐 |
| 먼지·미관 | 잘 막고 깔끔 | 먼지 노출 |
| 맞는 기기 | 저발열 충전기류 | 고발열·다구성 |
밀폐형은 먼지를 막고 보기에 깔끔하지만 통풍이 제한돼 열이 쌓이기 쉽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충전기처럼 발열이 적은 저전력 기기를 모을 때 알맞다. 특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물리는 기기가 저발열인지부터 확인한 뒤 밀폐형으로 접근을 막는 순서가 안전하다. 발열이 큰 기기를 밀폐형에 넣고 접근만 차단하면, 정작 열이 갇히는 문제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러 기기를 물리거나 발열이 있는 어댑터가 섞여 있다면 열이 잘 빠지는 개방형이 안전하다. 먼지가 습기와 만나면 누전의 불씨가 되므로, 밀폐형을 쓰더라도 주기적으로 열어 먼지를 닦아야 한다. 이때는 반드시 전원을 뽑고 손본다.
정리함을 잘 골라도 안에서 전선을 어떻게 두느냐가 안전을 좌우한다. 다음은 피해야 할 배치다.
한 가지 덧붙이면, 콘센트 화재는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소방 집계로는 콘센트 관련 화재가 2020년 396건에서 2024년 504건으로 5년 새 약 27% 늘었다. 정리함에 넣고 나면 눈에 안 보여 방심하기 쉬우니, 검게 그을린 자국이나 이상한 냄새가 없는지 이따금 열어 확인하고, 멀티탭 자체도 3년 안팎을 기준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