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가 뒤엉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주 쓰는 물건과 계절에만 쓰는 물건을 같은 자리에 섞어 두기 때문이다. 사용 빈도로 먼저 나누면 위치와 용기, 꺼내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충전재가 든 이불·패딩을 진공압축팩에 오래 넣어도 되는지, 라벨을 어디까지 붙일지가 유지의 갈림길이다.
창고가 자꾸 엉키는 원인은 물건이 많아서라기보다, 꺼내는 빈도가 다른 물건을 한자리에 섞어 두기 때문이다.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물건을 두 덩어리로 나눠 보자. 사시사철 손이 가는 상시용품과, 특정 계절이나 행사에만 쓰는 계절용품이다.
상시용품은 청소 도구, 자주 쓰는 공구, 여분 생필품, 화장지 같은 소모품이다. 이런 물건은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므로 접근성이 최우선이다.
계절용품은 성격이 다르다. 여름 선풍기와 겨울 난방기구, 김장 도구, 캠핑 장비, 명절 상차림 용품처럼 1년에 몇 주만 쓰는 물건이다. 이건 자주 꺼낼 필요가 없으니 접근성보다 보관 안정성이 중요하다.

Curtis Adams
나눴다면 위치와 용기가 거의 자동으로 정해진다.
상시용품은 창고에서 가장 손이 잘 닿는 앞쪽, 눈높이에서 허리 사이 높이에 둔다. 용기는 뚜껑 없는 오픈형 바구니가 낫다. 뚜껑을 여닫는 한 동작이 생기면 사람은 결국 물건을 제자리에 넣지 않는다. 꺼내고 넣기가 한 번에 끝나야 정리가 유지된다.
계절용품은 반대다. 창고 안쪽이나 높은 선반, 침대 밑처럼 평소 동선에서 벗어난 곳으로 보낸다. 용기는 먼지와 습기를 막아 주는 뚜껑형 밀폐 상자가 맞다. 여기서 한 가지 요령이 있다. 다음 계절에 가장 먼저 필요한 물건을 상자의 앞쪽·위쪽에 배치하는 것이다. 겨울이 오면 먼저 꺼낼 난방기구를 앞에, 한겨울에나 쓸 물건을 뒤에 두면 계절이 바뀔 때 모든 상자를 다 열어 헤집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상자만 꺼내면 나머지 수납은 그대로 유지된다.
투명 상자를 쓰고 겉면에 내용물을 라벨로 적어 두면, 사다리를 놓고 상자를 다 내려 확인하는 수고가 사라진다.
계절용품 중 부피 큰 이불과 겨울옷은 진공압축팩의 유혹이 크다. 다만 소재를 가려서 써야 한다.
오리털, 거위털, 솜처럼 충전재가 들어간 패딩과 이불은 오래 압축하면 문제가 된다. MBC와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충전재를 강하게 눌러 장기간 두면 나중에 꺼냈을 때 원래대로 부풀지 않고, 다리미로도 펴지지 않는 주름이 남을 수 있다. 압축팩은 폴리에스터 여름 이불이나 얇은 옷처럼 복원이 필요 없는 소재에 쓰는 게 안전하다.
보관 전에 반드시 세탁하고 완전히 말려야 한다. 세탁하지 않은 채 밀폐하면 남은 습기와 오염 때문에 곰팡이와 좀이 생긴다. 특히 여름철 습도가 높은 실내에서 밀폐하면 안에서 곰팡이가 피기 쉽다. 이불은 넣기 전 반나절쯤 그늘에서 통풍시켜 말리는 편이 좋다. 충전재 제품을 부득이 압축했다면 강하게 누르지 말고, 3개월마다 열어 공기가 새는지 습기가 찼는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정리는 한 번의 대청소가 아니라 유지가 관건이다. 세 가지만 지키면 된다.
첫째, 모든 물건에 정해진 자리를 준다. 자리가 없는 물건은 결국 바닥에 쌓인다. 둘째, 라벨을 붙인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눈으로 바로 보이면, 쓰고 난 뒤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행동이 자연스러워진다. 셋째, 계절이 바뀌어 상자를 열 때가 물건을 덜어낼 기회다. 지난 계절 내내 한 번도 손대지 않은 물건은 다음 계절에도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비우면 창고는 늘어나지 않고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