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제조기는 물 양과 분유량을 자동으로 계량해 섞어주기 때문에, 밤중에 반쯤 잠든 채 하던 계량과 온도 맞추기 실수를 줄여준다. 다만 분유 가루 속 크로노박터균을 죽이는 70℃ 살균 단계는 대신해주지 못하고 대개 40~43℃로 조유하며, 물통 보충과 주기적 세척은 그대로 남는다. 밤중 수유가 잦고 조유 실수가 많다면 값어치가 있지만, 위생 원칙을 엄격히 지키려면 살균 과정을 따로 챙겨야 한다.

새벽 세 시에 우는 아이를 안고 분유를 타본 부모는 안다. 힘든 건 물을 데우는 게 아니라, 반쯤 잠든 채로 스푼 수를 세고 물 양을 맞추고 온도를 확인하는 일이다. 한 스푼을 더 넣었는지 덜 넣었는지 헷갈리는 순간이 매 수유마다 반복된다.
분유제조기가 손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버튼을 누르면 설정한 물 양에 맞춰 분유와 물을 자동으로 계량해 섞어준다. 젖병을 흔들 필요도, 스푼을 셀 필요도 없다. 밤중 수유에서 가장 실수가 잦은 '계량과 농도' 단계를 기계가 대신 처리하는 것이다.

Anna Shvets
다만 준비 과정 전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손으로 탈 때와 비교하면 어디까지 자동화되는지가 분명해진다.
| 단계 | 손으로 타기 | 분유제조기 |
|---|---|---|
| 물 70℃ 살균 | 끓여서 식힘 | 대부분 안 됨 |
| 물 양 맞추기 | 눈금 확인 | 자동 |
| 분유 계량·섞기 | 스푼·흔들기 | 자동 |
| 세척·물 보충 | 필요 | 필요 |
정리하면 계량과 섞기, 온도 맞추기는 확실히 줄어든다. 조유 자체는 대개 90초 안팎이면 끝난다. 반면 물통을 자주 채워야 하고, 위생을 위해 주기적으로 세척·건조해야 하는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편해지는 만큼 관리할 거리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온도다. 세계보건기구는 분유를 70℃ 이상 물로 타 살균한 뒤 40~50℃로 식혀 먹이라고 권한다. 분유 가루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크로노박터 사카자키균 때문인데, 이 균은 면역이 약한 신생아에게 장염이나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상당수 분유제조기가 약 40~43℃의 미지근한 물로 즉석 조유한다는 점이다. 이 온도로는 분유 가루 속 세균을 죽이지 못한다. 끓인 물을 물통에 넣어도 기계가 저온으로 타주면 살균 효과는 사라진다. 즉 분유제조기는 준비 시간을 줄여줄 뿐, 70℃ 살균 단계까지 대신해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저온 조유의 편의를 택하는 가정도 많고, 70℃ 살균은 특히 이른둥이처럼 면역이 약한 고위험 아기에게 더 강조되는 권고다. 다만 정부 자료도 조유한 분유를 상온에 두면 세균이 빠르게 늘어난다고 경고한다. 오염된 분유는 상온에서 5시간이면 세균이 약 160배까지 증식한다는 수치도 제시됐다. 살균 원칙을 지키려면 제조기와 별개로 뜨거운 물에 한 번 타거나, 최소한 조유 즉시 먹이는 습관을 챙겨야 한다.
결국 판단은 수유 패턴에 달렸다. 아래 조건에 해당할수록 값어치가 커진다.
반대로 수유 횟수가 적거나, 70℃ 살균을 엄격히 지키려는 편이라면 우선순위는 낮아진다. 이 경우엔 물을 끓이고 식혀 보온해주는 분유포트가 오히려 더 맞을 수 있다. 분유제조기와 분유포트는 이름만 비슷할 뿐 역할이 다른 제품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