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냄새는 배관 전체가 아니라 대개 기름때가 쌓인 배수구, 물이 마른 S자 트랩, 식기건조대 주변 같은 특정 지점에서 난다. 그래서 원인을 먼저 가려내야 하며, 기름때에는 뜨거운 물, 냄새가 역류하는 트랩에는 물 채우기처럼 대응이 달라진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한꺼번에 붓는 건 서로 중화돼 효과가 떨어지고, 락스에 식초나 뜨거운 물을 섞으면 염소가스가 생기므로 순서와 조합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싱크대 냄새를 잡으려고 세제를 이것저것 부어도 안 잡히는 이유는 대개 하나다. 냄새가 나는 지점이 서로 다른데 같은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냄새의 대부분은 배관 자체가 상해서가 아니라, 특정 지점에 쌓인 오염물에서 올라온다. 그러니 청소보다 먼저 할 일은 '어디서 나는가'를 가려내는 것이다.
원인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배수구 거름망과 배관 벽이다. 굳은 기름막 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부패하면서 쿰쿰한 냄새가 난다. 둘째는 S자 트랩의 마른 물이다. 셋째는 식기건조대나 개수대 주변에 고인 물이다.

Annushka Ahuja
의외로 흔한 원인이 트랩이다. 배수관의 S자 부분에는 늘 물이 조금 고여 있어야 한다. 이 물이 하수관에서 올라오는 가스를 막아 주는 마개 역할을 한다. 이를 봉수라고 부른다.
오래 쓰지 않은 배수구는 이 물이 증발해 버린다. 그러면 마개가 사라진 셈이라 하수 냄새가 그대로 실내로 역류한다. 여름철 집을 며칠 비웠다 돌아왔을 때 유독 냄새가 심한 게 이 경우다. 해법은 단순하다. 배수구에 물 한두 컵을 부어 봉수를 다시 채우면 냄새가 곧바로 잦아든다. 세제도 솔질도 필요 없다.
냄새의 뿌리가 배관 벽에 굳은 기름막이라면 물의 온도가 핵심이다. 끓기 직전, 대략 80도쯤 되는 물 2~3리터를 배수구에 부으면 기름막이 녹아 씻겨 내려간다. 주 2~3회 반복하면 효과가 쌓인다. 팔팔 끓는 물은 배관이나 코팅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살짝 식힌 정도가 낫다.
거름망에 낀 찌꺼기는 따로 빼내 닦는다. 여기가 지저분하면 아래를 아무리 청소해도 냄새가 남는다.
배수구 청소의 단골 조합이 베이킹소다와 식초다. 그런데 둘을 한꺼번에 들이붓는 방식은 생각만큼 효과가 없다. 염기성인 베이킹소다와 산성인 식초가 만나면 서로를 중화해 거의 물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부글부글 끓는 거품은 시원해 보이지만 세정력과는 별개다.
제대로 쓰려면 순서를 나눈다.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뜨거운 물을 흘려보낸 뒤, 식초를 붓고, 마지막에 다시 뜨거운 물로 헹군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다. 락스에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물질, 또는 뜨거운 물을 섞는 건 절대 하면 안 된다. 이들이 반응하면 과거 전쟁에서 독가스로 쓰였던 염소 기체가 나온다. 락스에 알코올이 든 손소독제나 세정제를 섞는 것도 위험하다. 세정제는 한 번에 한 가지만 쓴다고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청소는 표면 슬러지를 씻어낼 뿐이라 습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곧 되돌아온다. 조리 후 남은 기름은 하수구에 붓지 말고 닦아서 버리고, 설거지 뒤에는 뜨거운 물을 잠깐 흘려 기름이 굳기 전에 밀어낸다. 거름망 찌꺼기는 그날그날 비운다.
잘 안 쓰는 보조 배수구가 있다면 가끔 물을 부어 봉수가 마르지 않게 관리한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냄새가 다시 올라오는 주기가 눈에 띄게 길어진다. 그래도 청소 직후 며칠 만에 냄새가 반복된다면 배관 벽 자체의 오염일 수 있어 고압세척 같은 전문 청소를 고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