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은 거울처럼 마른 곳부터 위에서 아래로 닦고 배수구를 마지막에 하는 것이 오염을 다시 묻히지 않는 순서다. 하얀 물때는 산성 세제로, 검은 곰팡이는 표백·살균 세제로 오염 종류에 따라 세제를 갈라 써야 힘이 덜 든다. 특히 락스와 식초·구연산을 섞으면 유해한 염소가스가 나오므로 절대 함께 쓰지 않아야 한다.

욕실 청소가 힘든 건 대개 순서를 안 정하고 손이 가는 대로 닦기 때문이다. 원칙은 단순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천장과 벽, 거울처럼 높고 마른 곳을 먼저 하고, 물과 오염이 흘러 내려가 모이는 바닥과 배수구를 마지막에 한다.
이유는 물의 흐름에 있다. 세면대나 타일을 먼저 닦으면 그 세제와 때가 아래로 흘러 이미 닦은 바닥을 다시 더럽힌다. 반대로 위부터 내려오면 흘러내린 오염을 마지막에 한 번에 쓸어내리게 된다. 순서만 잡아도 같은 곳을 두 번 닦는 낭비가 준다.
배수구를 맨 뒤로 미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버를 열어 머리카락을 먼저 걷어낸 뒤 솔에 세제를 묻혀 안쪽까지 닦으면, 앞서 흘려보낸 때까지 함께 정리된다.

Liliana Drew
부위마다 세제가 다른 진짜 이유는 '때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크게 둘로 갈린다.
세면대와 수전, 유리에 끼는 하얗고 뿌연 물때는 수돗물 속 미네랄과 비누가 굳은 것으로, 성질이 알칼리성이다. 이건 산성 세제로 녹인다. 구연산수나 식초가 여기에 맞는다. 반면 타일 줄눈과 실리콘의 검거나 분홍빛 얼룩은 대개 물때가 아니라 곰팡이다. 이건 녹이는 게 아니라 표백하고 살균해야 해서 염소계 표백제(락스)나 과산화수소를 쓴다.
이 구분을 알면 '왜 구연산으로 아무리 문질러도 검은 줄눈이 안 지워지는지'가 풀린다. 성질이 다른 오염에 엉뚱한 세제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부위 | 주로 끼는 때 | 맞는 세제 | 도구 |
|---|---|---|---|
| 거울·유리 | 물튀김 자국 | 유리세정제 | 마른 천, 위→아래 |
| 세면대 | 하얀 물때 | 구연산수 | 부드러운 수세미 |
| 타일 줄눈 | 검은 곰팡이 | 락스 또는 과산화수소 | 줄눈솔 |
| 배수구 | 머리카락·찌든때 | 세제 | 솔, 커버 분리 |
세면대에 철수세미를 쓰면 표면에 흠집이 나 오히려 때가 더 잘 낀다. 부드러운 수세미가 맞다. 거울은 세정제를 뿌린 뒤 위에서 아래로 닦아야 얼룩이 덜 남는다.
세제를 갈라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이 있다. 락스(염소계)와 식초·구연산 같은 산성 세제를 함께 쓰면 화학 반응으로 염소가스가 나온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섞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위험한 행동이다.
염소가스는 공기보다 약 2.5배 무거워 환기를 해도 바닥과 밀폐된 공간에 가라앉아 머문다. 좁은 욕실에서는 특히 위험하다. 노출되면 눈과 코, 목에 곧바로 작열감과 기침이 나고 심하면 호흡이 곤란해진다.
그래서 물때용 산성 세제와 곰팡이용 락스는 시간과 자리를 나눠 쓰고, 락스는 뜨거운 물이 아니라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희석한다. 청소하는 내내 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려 두는 건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냄새와 독성이 부담스럽다면 곰팡이에는 과산화수소를 대안으로 쓸 수 있다.
검은 얼룩이 자꾸 같은 자리에 생긴다면 세제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가 늘 젖어 있다는 신호다. 곰팡이와 세균성 물때 모두 습기를 먹고 자란다. 그러니 예방의 핵심은 세제가 아니라 건조다.
주말 대청소 뒤 마른 수건으로 물기만 훔쳐 두어도 재발 속도가 확연히 느려진다. 특히 줄눈, 실리콘 이음새, 세면대 밑처럼 물이 고이는 구석은 샤워 후 물기를 한 번씩 닦고 환풍기를 잠시 더 돌리는 습관이 주말 청소보다 낫다. 대청소로 곰팡이를 잡는 건 이미 번진 뒤의 일이고, 매일의 물기 제거가 애초에 번지지 않게 막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