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가 창고처럼 어질러지는 건 수납 도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계절 물건과 상시 물건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사용 빈도와 계절성으로 먼저 세 그룹으로 나누면 무엇을 눈앞에 두고 무엇을 깊이 넣을지 정리 순서가 잡힌다. 베란다는 실내보다 습기와 온도차가 크므로 방수 수납함과 벽에서 띄우는 배치까지 지켜야 곰팡이가 재발하지 않는다.
베란다가 어질러지는 이유는 대개 물건이 많아서가 아니라, 다음에 쓸 물건과 지금 쓰는 물건이 한자리에 섞여 있기 때문이다. 선풍기 옆에 전기장판이 있고 그 위에 캠핑 의자가 올라가 있으면, 하나를 꺼내려 다른 걸 다 들어내야 한다. 도구를 사기 전에 분류 기준부터 정하는 게 순서다.
기준은 두 축이면 충분하다. 사용 빈도와 계절성이다. 이 둘을 겹치면 물건은 자연스럽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분류의 목적은 배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상시 그룹은 손이 바로 닿는 높이에, 시즌·장기 그룹은 깊거나 높은 자리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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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물건의 핵심은 지금 넣는 게 아니라 다음 시즌에 다시 꺼내는 데 있다. 여름이 끝나고 선풍기를 대충 봉지에 넣어두면, 겨울이 끝날 무렵엔 어디에 뭘 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계절 물건은 세트로 묶고 라벨을 붙인다. 선풍기라면 본체·날개·리모컨·전용 커버를 한 상자에, '여름/선풍기'라고 겉면에 적어 둔다. 반투명 수납함을 쓰면 라벨을 못 봤을 때도 안이 비쳐 확인이 빠르다.
넣기 전 상태 관리도 이때 해둔다. 선풍기 날개의 먼지, 전기장판의 접힌 자국, 캠핑용품의 흙은 다음에 꺼낼 때가 아니라 넣을 때 처리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특히 전기장판은 접어서 오래 두면 열선이 상하므로 둘둘 말아 보관하는 게 안전하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실수한다. 방 안 서랍에 쓰던 감각으로 베란다를 채우는 것이다. 베란다는 바깥과 맞닿아 온도차가 크고, 결로와 습기가 실내보다 잘 생긴다. 겨울철 유리창과 벽에 물방울이 맺히는 건 이 온도차 때문이고, 젖은 벽면은 곰팡이의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수납 도구는 재질부터 다르게 고른다.
바닥 면적이 좁다면 벽과 천장을 쓰는 게 정답이다. 벽 선반, 유공판에 건 후크, 천장 가까이 다는 선반을 활용하면 잘 안 쓰는 계절·장기 물건을 위로 올려 바닥을 비울 수 있다. 바닥이 비어야 청소와 환기가 쉬워진다.
같은 물건이라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곰팡이가 생기고 안 생긴다. 순서는 '띄우고, 올리고, 통하게'로 기억하면 쉽다.
첫째, 벽에서 띄운다. 수납함이나 선반을 벽에 바짝 붙이면 그 사이에 공기가 갇혀 결로가 마르지 않는다. 손가락 두어 개 들어갈 틈을 두는 것만으로 차이가 크다.
둘째, 바닥에서 올린다. 물건을 바닥에 직접 두면 바닥의 찬 기운과 습기가 그대로 올라온다. 낮은 받침대나 파렛트형 선반 위에 올려두면 아래로 공기가 지난다.
셋째, 통하게 둔다. 아침저녁으로 창을 열어 맞바람이 통하게 하고, 구석에는 제습제를 둔다. 장마철엔 제습기를 간헐적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반대로 베란다 안쪽에서 빨래를 말리면 그 수분이 고스란히 벽으로 가니, 습한 시기엔 피하는 게 좋다.
분류로 무엇을 어디에 둘지 정하고, 재질로 습기를 견디게 하고, 배치로 공기가 통하게 한다. 이 세 단계를 지키면 베란다는 물건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다음 계절이 와도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수납공간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