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환경이 바뀌면 개보다 훨씬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개 짖는 소리만으로도 오래 경계 상태에 머물러 식욕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호텔을 고를 때는 동물위탁관리업 등록 여부와 개·고양이가 소리·냄새까지 완전히 분리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준비는 익숙한 냄새가 밴 물건을 챙기고 첫 숙박은 짧게 잡는 것이 핵심이다.

고양이를 처음 호텔에 맡길 때 강아지 위탁과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특히 개 짖는 소리는 결정적이다. 소리만으로도 고양이가 장시간 경계 상태에 머물면서 밥을 안 먹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개와 고양이 구역을 나눴다'는 홍보만으로는 부족하다. 단순히 위층과 아래층으로 나눈 수준인지, 아니면 소리와 냄새, 환기 계통까지 갈라놓았는지가 진짜 기준이다. 이 점을 먼저 확인해야 나머지 항목이 의미가 있다.

Mustafa Bodur
가장 먼저 정식 업체인지 확인한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영업은 관할 시·군·구청에 '동물위탁관리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미등록 영업은 5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등록 업체는 상시 관리 인력과 위생관리 교육 같은 최소 기준을 갖춘 곳이라는 뜻이다.
다음은 격리다. 개와 고양이 공간이 눈에 보이는 거리, 냄새, 소리까지 실제로 분리돼 있는지 방문해서 확인하는 편이 좋다. 고양이 전용 호텔이라면 이 고민은 줄어든다.
청결은 말이 아니라 감각으로 확인된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소독약 냄새나 고양이 소변 냄새, 퀴퀴한 냄새가 강하면 환기와 방역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실내 온도가 22~26도 정도로 유지되는지도 살핀다.
안전 설계도 본다. 문을 두 번 여닫는 이중문(에어락) 구조가 있으면 놀란 고양이가 문틈으로 탈출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CCTV로 상태를 볼 수 있는지, 하루에 사진이나 메시지로 보고를 주는지도 미리 물어둔다.
대부분의 호텔은 체크인 전에 예방접종과 구충 증명을 요구한다. 보통 3종 또는 5종 백신 접종 기록(대개 1년 이내)과 내외부 구충 기록을 본다. 3종 종합백신(FVRCP)은 허피스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범백혈구감소증을 막는 기본 백신이다.
요구 서류는 호텔마다 다르니 예약한 직후 각 호텔의 건강 규정을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접종 수첩을 챙기거나 접종 날짜와 병원 도장이 보이게 사진을 찍어두고, 마이크로칩 정보가 일치하는지도 맞춰둔다.
준비물의 원칙은 하나다. 낯선 공간에 익숙한 냄새를 함께 보내는 것. 집사와 집 냄새가 밴 담요나 헌 옷, 평소 쓰던 고양이 모래, 늘 먹던 사료나 캔을 챙긴다. 이때 사료를 새 브랜드로 바꾸지 않는다. 낯선 환경에 낯선 사료까지 겹치면 아예 안 먹을 수 있다.
호텔에 넘길 인계서도 식단보다 성격 정보가 중요하다. 급여 횟수와 양, 화장실 선호, 만지면 안 되는 부위, 특정 소리나 낯선 사람에 대한 반응, 앓는 질환과 복용 약(용량·시간 표시)을 적어 전달한다.
첫 위탁이라면 긴 여행에 맞춰 5~7일을 바로 맡기기보다 주말 2박 같은 짧은 기간으로 시작해 보는 편이 낫다. 이 고양이가 위탁을 어떻게 견디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예민한 고양이라면 1~2주 전 수의사와 상담해 페로몬 디퓨저나 단기 불안 관리 방법을 미리 정해둔다.
맡기기 전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귀가 후에는 식욕과 활력이 돌아오는지 지켜본다. 3일 넘게 계속 숨어 지내거나 밥을 거부하면, 다음번에는 호텔 대신 집으로 방문하는 홈시팅을 검토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