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식품·통조림·냉동보관 식품은 습기 민감도와 밀폐 필요성이 달라 같은 정리함에 담으면 눅눅해지거나 유통기한 관리가 어긋난다. 건조식품은 투명 밀폐용기, 캔류는 라벨이 보이는 진열형, 냉동은 냉동실용 용기로 나눠 담는 것이 원칙이다. 먼저 산 것을 앞에 두는 선입선출과 뚜껑 안쪽 유통기한 표기를 지키면 어떤 정리함을 쓰든 재고 관리가 쉬워진다.
건조식품, 통조림, 냉동보관 식품을 한 정리함에 뭉뚱그려 담으면 세 가지가 동시에 어긋난다. 첫째는 습기다. 쌀이나 시리얼 같은 건조식품은 밀폐가 핵심인데, 캔과 섞어 개방형 바구니에 두면 눅눅해지거나 벌레가 생기기 쉽다. 둘째는 공간이다. 이미 밀폐된 통조림을 굳이 밀폐용기에 옮기면 자리만 차지한다. 셋째는 유통기한이다. 성격이 다른 식품이 한 칸에 섞이면 무엇이 먼저 상하는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리의 출발은 예쁜 통을 사는 게 아니라 식품을 성격별로 나누는 것이다. 나누는 기준은 단순하다. 밀폐가 필요한가, 진열만 하면 되는가, 냉동이 전제인가. 이 세 갈래로 먼저 갈라놓고 용기를 고르면 실수가 크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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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식품부터 보자. 밀가루, 쌀, 시리얼, 견과류처럼 습기와 벌레에 약한 것은 밀폐력이 좋은 용기에 담는다. 투명한 유리나 단단한 플라스틱(PP) 용기가 무난하다. 투명해야 남은 양과 유통기한이 한눈에 보여 중복 구매를 줄인다. 특히 밀가루나 부침가루 같은 가루류는 개봉하면 벌레가 꼬이기 쉬워 봉지째 두지 말고 바로 밀폐용기로 옮기는 편이 낫다. 견과류는 개봉한 뒤 밀폐해 냉동실에 두면 더 오래 신선한데, 여러 수납 안내에서 냉동 보관 시 약 3개월까지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본다.
통조림과 레토르트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완전 밀폐돼 상온에 오래 두는 제품이라 별도 밀폐용기가 필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밀폐가 아니라 진열이다. 캔을 눕혀 쌓으면 뒤쪽 제품이 가려지니, 세워서 라벨이 보이게 하거나 계단식·전면 개방형 정리함에 넣어 앞에서 종류를 바로 읽게 한다. 다만 한 번 딴 캔은 그 상태로 두지 말고 내용물을 다른 용기에 옮겨 냉장하는 게 안전하다. 미개봉일 때만 상온 정리함의 대상이라는 뜻이다.
냉동보관용은 상온 팬트리가 아니라 냉동실 기준으로 골라야 한다. 냉동실용으로 표기된 내한성 용기나 지퍼백을 쓰고, 국물류는 납작하게 얼려 세워 꽂으면 공간이 크게 준다. 냉동이라고 무한정 괜찮은 것도 아니어서, 얼린 날짜를 적어두고 고기나 해산물처럼 권장 보관기간이 있는 것은 그 안에 쓰는 편이 낫다. 냉동해야 할 식품을 상온 정리함에 잠깐씩 두는 습관은 유통기한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용기를 나눴다면 마지막은 배치다. 원칙은 하나, 먼저 산 것을 먼저 쓰도록 앞에 두는 선입선출이다.
정리함은 도구일 뿐이다. 건조식품은 밀폐, 캔류는 진열, 냉동은 냉동실용 용기라는 원칙만 지키면 어떤 브랜드의 정리함을 쓰든 유통기한을 놓치는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