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사라도 견적 금액은 물량 산정과 층수, 포함 항목, 이사 시기에 따라 수십만 원씩 벌어진다. 그래서 최저가만 보고 고르면 포장 범위나 추가비용, 파손 보상 조건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견적을 비교할 때는 금액에 앞서 포장 범위와 파손·분실 보상, 추가비용 발생 조건이 같은 기준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여러 업체에서 포장이사 견적을 받으면 같은 짐, 같은 거리인데도 금액이 수십만 원씩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가장 싼 곳을 고르는 게 답처럼 보이지만, 낮은 금액은 어떤 항목이 견적에서 빠졌기 때문일 때가 적지 않다. 견적서는 금액 한 줄이 아니라 포장 범위와 보상 조건, 추가비용까지 묶인 계약 조건표에 가깝다.
Photo by Vitaly Gariev on Unsplash
가장 큰 변수는 짐의 양이다. 이삿짐 차량을 몇 톤으로 잡느냐가 기본 단가를 정하는데, 방문 견적 없이 전화로만 물량을 어림잡으면 실제 짐이 예상을 넘어 당일 추가 요금이 붙기도 한다.
층수도 금액을 바꾼다. 엘리베이터를 쓸 수 없는 고층은 사다리차가 필요하고, 비용은 층수와 짐의 양에 따라 올라간다. 특히 18층 안팎부터는 더 긴 특수 사다리차가 들어가기 때문에, 한두 층 차이로도 요금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이사 날짜가 겹친다. 손 없는 날이나 주말, 월말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기는 같은 조건이라도 비성수기보다 견적이 높게 나온다. 결국 견적 차이의 상당 부분은 누가 더 싼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계산했는가의 차이다.
이름은 같은 포장이사라도 실제 작업 범위는 다를 수 있다.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포장이사는 사업자가 포장과 운송, 정리를 모두 맡는 방식이고, 일반이사(반포장)는 운송만 맡아 포장과 정리는 고객 몫이다.
그래서 견적을 비교할 때는 정리까지 포함인지, 어디까지 풀어주고 배치해 주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한 곳은 짐만 옮기는 금액을, 다른 곳은 정리까지 포함한 금액을 불렀다면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포장이사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짐이 깨지거나 사라졌을 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이사화물 표준약관은 이사화물을 넘겨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파손이나 분실을 통지하면 사업자가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멸실은 화물 가액대로, 훼손은 수선비용을 기준으로 배상하는 게 원칙이다.
이 보상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두 가지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하나는 운송 중 사고를 보상하는 적재물배상책임보험에 업체가 가입했는지, 다른 하나는 정식 허가 업체인지다. 허가 여부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가 운영하는 허가이사 종합정보 사이트에서 상호나 대표자명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허가 업체는 문제가 생겨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
유난히 낮은 견적의 상당수는 나중에 붙는 비용이 빠진 경우다. 사다리차 사용료, 버리는 가구·가전의 폐기물 처리비, 에어컨과 세탁기 재설치비, 주차가 어려운 지역의 추가 인력비 등이 대표적이다. 이 항목들이 기본 견적에 포함인지 별도 청구인지에 따라 최종 금액은 크게 달라진다. 견적서에 이런 조건이 적혀 있지 않다면 계약 전에 문서로 남겨 두는 게 안전하다.
같은 항목을 같은 기준으로 맞춘 뒤에야 금액 비교가 의미를 가진다. 가장 싼 견적이 아니라 조건을 채운 견적 중 가장 합리적인 곳을 고르는 선택이 실제 이사 만족도를 가른다.